문화적 영향
산수 지식은 나라별로 큰 차이를 보이며, 이러한 차이는 단순히 교육 과정의 차이뿐만 아니라 문화적 요소와 깊은 연관이 있다. 특히, 한국, 중국, 일본과 같은 동아시아 국가의 아이들은 일반적으로 캐나다, 핀란드, 네덜란드 등 수학 성취도가 높은 유럽과 북미 국가의 아이들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산수 능력을 보인다. 또한, 이러한 고성취의 유럽과 북미 국가의 아이들은 다시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를 포함하는 상대적으로 낮은 성취도를 보이는 다른 유럽과 북미 국가들의 아이들보다 수학적 개념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성향이 있다. 그러한 차이는 간단히 학교 교육 과정에서 비롯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공교육을 시작하기 전인 유아기부터 이미 나타난다. 연구에 의하면, 특정 문화권에서는 수학 학습이 더욱 강조되며, 이는 아이가 수학 개념을 익히는 방식과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어떤 요소들이 이러한 차이를 만드는 것일까? 여러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나라 간 수학적 성취도 차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수학에 대한 문화적 강조(또는 강조 부족), 수학 교사와 교과서의 질, 교실과 집에서 수학에 쓰는 시간과 같은 요소와 밀접한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학 학습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문화적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언어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와 같은 동아시아 언어는 영어보다 숫자를 보다 직관적이고 체계적이고 간단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예를 들어, 영어에서는 "eleven(11)"이나 "twelve(12)"와 같은 수의 명칭은 그 자체로 숫자의 구조를 반영하지 않지만,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에서는 "십일(11)", "십이(12)"와 같이 십 단위와 일(1), 이(2) 등의 개별 숫자를 조합하는 방식으로 표현된다. 이러한 표현 방식 덕분에 어린아이들이 숫자의 체계를 이해하고 연산 개념을 익히는 과정이 더 쉬워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연구에서도 이 차이가 동아시아 아이들의 뛰어난 수학 학습 능력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언어적 차이는 동아시아 아이들이 분수를 더 쉽게 배우도록 만든다. 예를 들어, 한국어에서 "1/3"은 "삼분의 일"이라고 표현하는데, 이는 '세 부분 중 하나'라는 뜻을 직관적으로 나타낸다. 이러한 표현 방식은 1학년과 2학년 학생들이 분수를 시각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로, 1/3의 경우에서 한 사물을 똑같이 세 부분으로 나눈 것 중 한 부분을 어둡게 칠하는 것이다. 미국 아이들에게 분수를 나타내는 한국 방식을 번역해서 가르쳤을 때, 수학적 상징을 시각적 표상과 연결시키는 능력에서 상당한 향상이 있었다. 언어는 동아시아 아이들의 뛰어난 수학 학습에 기여하는 많은 요소 중 하나다. 그리고 특히 수학 학습이 모든 아이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문화적 가치인 다른 요소들도 마찬가지로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환경적 변인들이 아이의 수학 학습에 영향을 준다 것은 확실하다.
수학불안
아이들이 수학을 배우면서 경험하는 불안은 다른 학과목보다 훨씬 크다고 알려져 있다. 왜 수학이 유독 높은 수준의 불안을 불러일으키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많은 아이들은 수학 불안을 경험한다. 수학 불안이란 수학과 관련된 상황에서 극심한 긴장감이나 두려움을 느껴서 회피하게 하는 부정적인 정서 상태를 의미한다. 그런 불안은 1학년 때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고, 일부 사람들에게는 평생 지속되는 문제가 되기도 한다. 아이들이 수학을 배우면서 경험하는 불안은 다른 과목들보다 훨씬 크다고 알려져 있다. 아마도 이는 많은 수학 문제의 명확한 정답 구조, 수학이 지능과 밀접하게 관련된다는 사회적 인식, 수학 학습에서 종종 수반되 눈에 띄는 진전이 없는 좌절 기간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남아, 여아의 평균 수학 성취는 거의 동일하지만, 수학 불안은 남아보다는 여아에게 더 흔하게 나타난다. 높은 수학 성취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들은 수학 불안을 경험하고 일반적으로 높은 불안으로 고통받지는 않지만, 당연히 수학을 잘 못하는 사람들 사이에 더 흔하다. 수학이 느끼게 하는 불안은 두려운 부정적 결과를 가져온다. 가능한 이유 중 하나는 불안이 수학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작업 기억 자원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이러한 해석과 일치하게, 수학 과제가 주어질 때, 수학불안이 있는 사람들은 보통 부정적 정서를 처리하는 데 관여하는 뇌 부분인 편도체의 오른쪽 부분에서 높은 활동을 보임과 동시에, 작업 기억과 관련된 뇌 영역에서는 억제 활동이 나타난다. 즉, 수학 불안이 있는 사람들은 문제 해결을 시도하기도 전에 이미 심리적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그로 인해 뇌의 자원이 효과적으로 사용되지 못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어떻게 수학에 대해 불안을 느끼게 될까? 그 기제는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한 가지 주요 요인은 아이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성인들의 태도와 신념인 것으로 보인다. 연구에 따르면, 수학을 두려워하는 부모나 교사는 자신들의 불안과 부정적인 감정을 아이들에게 쉽게 전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 문제는 그들의 부모와 교사들이 여아의 수학적 능력에 대해 비관적인 여아들에서 특히 더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
수학 불안이 수학 학습에 주는 부정적 영향은 그 불안을 감소시키는 방법을 찾으려는 노력으로 이어진다. 그중 하나로 주목받는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중재 방법이 있다. 시험을 보기 바로 직전에 자신의 감정에 대해 간단하게 쓰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표현적 글쓰기는, 부정적 정서가 학습과 수행을 방해하는 수학을 포함한 여러 영역에서 불안을 줄이고 수행 능력을 향상하는 효과가 있다. 부정적인 생각을 종이 위에 쓰는 것이 학생들이 그 상황을 더 객관적으로 생각하고 그들이 수학 문제에 집중하도록 돕는다.
심지어 수학 불안이 있는 아이들 중에서도, 대부분은 기초를 정말 잘 학습한다. 그러나 수학장애라고 알려진, 수에 대한 사고에서 전반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떤 아이들에서 학습 과정은 심하게 잘못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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